뮤지컬 작품에서 음악으로 전체적인 밸런스를 잡는다는 것은 끊임없는 고민이 없다면, 어려운 일인데요. 반전 가득한 법정 추리극을 묘한 매력의 뮤지컬 넘버로 사로잡은 이가 있습니다. 뮤지컬 <카라마조프> 이유정 작곡가인데요. 오늘은 이유정 작곡가에게 뮤지컬 <카라마조프>에 대해 물어보았습니다. 뮤지컬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놓치지 마세요!

Q. 뮤지컬 <카라마조프> 소재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정은비 작가와는 대학원에서 만났습니다. 졸업작품으로 처음 작업을 했는데 성향이나 취향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졸업작품을 준비할 때, 이전에 다른 소재로 작업하다가 잘 풀리지 않아서 힘들었는데요. 소재를 바꿔보자는 결심을 했죠. 외국 소설을 각색한 작품을 재미있게 봤던 정은비 작가가 각색을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에 이렇게 어마어마한 대작을 찾아왔습니다.

Q. 뮤지컬 <카라마조프>를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배경인 19세기 러시아의 느낌을 가득 풍기고 싶었습니다. 또한, 인물들의 성격이 다양해 곡 안에서 그들의 매력을 담아내고 싶었죠. 러시아의 정서에 취하고 캐릭터의 매력에 푹 빠져있었더니 어느새 작품이 끝나있도록 하는 것이 작곡의 목표였습니다.

Q. 가장 마음에 드는 넘버와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A. 드미트리가 처음 그루샤를 찾아가서 부르는 넘버 ‘꽃가게’가 가장 마음에 듭니다. 남녀의 연애사는 항상 즐거운데요. 특히 막장이라면 더욱 흥미진진하죠. 약혼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루샤를 찾아가서 다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관계를 시작하게 되는 장면을 가장 좋아합니다. 서로 밀땅 끝에 부르는 ‘담다디담’ 부분은 굳이 대사가 없어도 묘하게 야릇한 느낌을 주죠.

Q. 곡을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A. 전체적으로 곡의 밸런스를 잡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마이너 톤의 무거운 곡들이 대부분인데요. 그 안에서 어떻게 변화를 줘야 지루하지 않게 들릴까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평생 쓸 마이너는 다 써본 기분입니다.

Q. CJ문화재단 크리에이티브마인즈에 응모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A. 타이밍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졸업작품을 올리고 얼마 되지 않아 공모가 떴는데요. 망설임 없이 지원했습니다. 선정되었다는 소식에 사실 얼이 좀 빠져있었어요. “정말? 우리 된 거야?”라며 서로에게 계속 질문을 했죠. 저보다 가족들이 더 좋아해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Q. 뮤지컬 <카라마조프>가 선정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A. 먼저 고전소설을 각색했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안에서 벌어지는 인물들이 하나하나 매력 있어서 관객들이 몰입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선정된 것 같아요.

Q. 관객들에게 뮤지컬 <카라마조프>가 어떻게 기억되길 바라나요?

A. 마음 한편이 묵직하고 간질간질한 작품으로 기억됐으면 좋겠습니다. 보는 내내 사건을 따라가며 심장 쫄깃하게 볼 수 있을 텐데요. 나중에 다시 생각했을 때, 내 안의 묵직한 ‘무언가’에 대해 생각하게끔 하는 작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킹키부츠’처럼 신나는 작품을 써보고 싶어요. 일렉과 팝 음악들이 잔뜩 나오는 뮤지컬이요. 또 가능하다면 클럽에서 공연되는 EDM 뮤지컬도 만들고 싶습니다. 9월에 공연될 베리어 프리(barrier free] 뮤지컬 <아빠가 사라졌다>에 작곡과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게 됐는데요. 시각장애인분들을 위한 즐겁고 따듯한 가족 뮤지컬이니까,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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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뮤지컬 <카라마조프>의 이유정 작곡가를 만나보았습니다. 지난 8월 1, 2일에 CJ아지트 대학로에 울려 퍼진 뮤지컬 넘버가 더욱 감동적으로 기억되는데요. 반전 가득한 스토리를 아우르는 음악의 힘을 만끽하셨나요? 흥미진진한 뮤지컬 <카라마조프>. 그 넘버의 매력, 놓치지 말고 응원해 주세요~